인천시, 지역 공동체 기반 돌봄 강화 나서
고령화·1인 가구 증가 속 ‘이웃돌봄 공동체 사업’ 본격 확대
인천시가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로 심화되고 있는 사회적 고립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역 공동체 중심의 돌봄 체계 강화에 나섰다.
인천시는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1인 가구를 대상으로 한 ‘이웃돌봄 공동체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확대 추진한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사업은 기존 행정 중심 복지 서비스의 한계를 보완하고, 주민 참여를 통한 상호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인천시의 1인 가구 비율은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고령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과 안전 사각지대 문제가 주요 과제로 지적돼 왔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고독사 및 위기 가구 발생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역 차원의 예방적 돌봄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각 군·구 행정복지센터를 중심으로 통장협의회, 자율방범대, 자원봉사단체, 사회복지관 등 지역 내 민관 기관과 협력해 촘촘한 돌봄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참여 주민들은 기본적인 돌봄 교육을 이수한 뒤, 담당 가구를 정기적으로 방문하거나 전화,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안부를 확인하고 필요 시 관련 기관과 연계 역할을 맡게 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행정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일상 영역에서 이웃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단순한 안부 확인을 넘어, 위기 상황을 조기에 발견하고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는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미추홀구의 한 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기존 복지 대상자 관리가 공무원과 일부 복지 인력에 집중돼 업무 부담이 컸다”며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가 정착된다면 돌봄의 지속성과 효과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돌봄 서비스를 받는 주민들의 반응 역시 긍정적이다. 남동구에 거주하는 김모(75) 씨는 “혼자 지내다 보면 며칠씩 사람 얼굴을 못 볼 때도 있다”며 “정기적으로 찾아와 안부를 묻고 필요한 게 없는지 살펴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단기적 복지 정책에 그치지 않고, 지역 공동체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고령화 사회에서는 물질적 지원뿐 아니라 관계망 회복이 핵심”이라며 “지속적인 예산 지원과 참여 주민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병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천시는 올해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사업 효과를 분석한 뒤, 군·구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돌봄 모델을 발굴하고 단계적으로 대상 지역과 지원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 복지 서비스와의 연계를 강화해 실질적인 생활 밀착형 돌봄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는 더 이상 미래의 문제가 아니다. 인천시 역시 예외는 아니다. 독거노인과 취약계층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회적 고립과 돌봄 공백은 도시가 풀어야 할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시가 추진 중인 ‘이웃 돌봄 공동체’ 확대 정책은 방향성 자체만 놓고 본다면 의미 있는 시도다. 행정이 모든 돌봄을 떠안는 구조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과 민간이 함께 참여하는 돌봄 체계를 만들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할 지점이 분명하다.
문제는 돌봄이 ‘사업’으로만 남을 때 발생한다. 지금까지 많은 복지 정책이 제도 설계와 예산 투입에 머문 채, 현장에서는 형식적인 관리와 단발성 활동으로 끝난 사례가 적지 않았다. 돌봄은 숫자로 관리되는 성과가 아니라, 사람 사이의 관계 속에서 비로소 작동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특히 주민 참여를 강조하는 정책일수록 행정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단순히 참여 인원을 늘리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참여 주민에 대한 교육과 지원, 피로도 관리까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돌봄의 부담이 또 다른 ‘무급 노동’으로 전가된다면 공동체는 오래 버티기 어렵다.
또 하나 짚어야 할 대목은 지속성이다. 시범 사업과 일회성 캠페인으로는 고립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군·구별 특성과 지역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모델을 구축하고, 중장기 계획 속에서 안정적인 예산과 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 행정의 관심이 사라지는 순간 돌봄의 공백은 다시 발생할 수밖에 없다.
인천이 진정한 ‘돌봄 도시’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책의 이름보다 그 안에 담긴 철학이 중요하다. 이웃돌봄은 행정의 부담을 나누는 수단이 아니라, 도시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관계를 복원하지 못한 돌봄 정책은 결국 또 하나의 행정 사업으로 기록될 뿐이다.
인천시가 이번 정책을 통해 보여줘야 할 것은 성과표가 아니라 신뢰다. 이웃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도시, 그 관계를 행정이 묵묵히 뒷받침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제 시민들은 그 진정성을 지켜보고 있다.